신부님
2026년 본당 사목지침
작성자
봉래_배루도비코
작성일
2022.02.22
조회수
162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물겠다."
(요한 15,4)


봉래성당 신자분들에게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또다시 일 년이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본당 공동체가 함께 10여 년간 해 온 공사가 마무리되었고, 공동체 안과 밖으로 어려움도 슬기롭게 이겨냈으며 이제 새로운 시작의 시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은 과거를 다 지우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의 사건들과 함께 계속 다듬어 나가는 여정이라 하겠습니다.


올해 본당은 새로운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보다,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동체의 기초를 단단히 하며 교구의 지침들을 녹여내는 데에 초점을 둡니다.


우리 본당의 현실을 살펴보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고령 신자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본당에서 혹은 단체에서 책임을 맡고 봉사할 분들이 줄어들고 있고 나아가 이전에 해왔던 활동 중심의 행사는 현재의 본당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공사가 마무리되었으며, 확장보다 안정과 정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여기에 교구에서 추진하는 세 번째 청소년 청년의 해를 잘 보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일을 만들어 하는 사목이 아니라 해왔던 사목 안에서 내실을 다지며 확장해 나가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2026년 사목의 기본 방향을 다음과 같이 잡았습니다.

첫째로 함께할 수 있는 사목으로의 전환입니다. 본당의 모든 행사는 연령과 건강 상태, 참여 여건을 고려하여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점검합니다. 이동과 활동이 많은 행사보다는 머물며 참여할 수 있는 형식과 방법에 고민하겠습니다.

둘째로 환대와 경청의 공동체입니다. 본당은 먼저 말하기보다 듣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오랜 신자와 새 신자, 봉사자와 참여가 어려운 신자 모두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속도를 재촉하지 않는 사목을 이어갑니다.

셋째로 말씀에 기초한 신앙 생활과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선포와 나눔이 실천되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말씀은 지식 이전에 우리의 삶을 바라보게 하고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등불입니다. 그리고 그 진실된 믿음의 마음이 행동으로 드러날 때 선포와 나눔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려고 합니다.

넷째로 청소년, 청년과 함께하는 사목입니다. 청소년과 청년은 본당 사목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신앙을 살아가는 동반자입니다. 본당은 청소년, 청년 사목을 별도로 분리하기보다 공동체의 삶 안에 포함시키며, 그들의 언어와 속도를 존중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2026년 본당 사목은 눈에 띄는 변화보다 공동체가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도록 하는 데에 의미를 둡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만큼 참여하며, 함께 신앙의 시간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본당 공동체 여러분,

우리 본당은 많은 수고와 인내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더 많은 일을 하기보다, 지금의 공동체를 잘 지켜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자의 형편과 속도를 존중하며, 무리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는 본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6년 한 해도 주님 안에서 평화와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봉래성당 주임신부
김종관 미카엘